성경시대 중근동 지역의 기후는 고온 건조하고 먼지가 많이 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유대인들은 외출(여행)하고 돌아온 뒤에는 발을 씻었고, 식사 전이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발을 씻곤 했다. 또한, 긴 여행길에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발 씻기가 필수적이었으며, 그런 손님을 맞는 집주인은 손님의 발을 씻겨주는 것이 예의였다.
발 씻겨주기, 세족 (wash one's feet)
집주인이 자신의 집에 찾아온 손님을 맞이하여 맨 먼저 하는 일은 손님에게 발 씻을 물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여행 끝에 자기 집을 방문한 손님을 대접할 때 잔뜩 묻은 더러운 발을 시원한 물로 씻겨 주는 것은 그들을 환대하는 환영의 표시요 첫번째 인사법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발을 둘러싸는 부드러운 가죽 장화나 발이 노출된 가죽 샌들을 신었는데 그것들로는 길에서 나는 먼지를 막을 수 없었고 그러므로 먼지 묻은 발은 땀과 어울어져 냄새가 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팔레스타인의 포장되지 않은 거친 길을 걷느라고 발이 피곤해 있을 손님에게 발 씻을 시원한 물을 제공하는 것은 '당신을 환영한다'는 표시로는 충분한 것이었다. 결국, 발을 씻겨주는 것은 청결과 환영을 뜻하는 동시에 휴식과 여유를 누리게 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었다.
한편 발을 씻겨주는 일은 주인이 직접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다른 사람의 먼지 묻은 신발을 벗기고 그 발을 씻기는 일을 비천하게 여겨 부유한 집안에서는 종으로 하여금 그 일을 감당하게 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가장 낮은 신분인 종들이 하던 그 일을 예수께서는 마다하지 않으시고 기꺼이 감당하셨다. 즉, 예수께서는 마지막 만찬석상에서 겉옷을 벗고 친히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심으로써 겸손과 섬김과 참 사랑의 모범을 보이신 것이다(요 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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